어릴 땐 별로 생각해보지 못했어도
어느 날 나 또는 가족, 지인이 아프거나 질병에 걸리게 되면
비로소 건강에 관해 관심을 가지게 된다.
나는 15년 전 08학번의 늦깎이 입학생이었으며,
야간대학을 다니며 학비를 벌기 위해 한 병원 건강검진센터 부인과에서 어시스트일을 하게 되었다.
집안형편이 넉넉하지 못한 까닭에 최대한 생활비를 줄이려 노력했다.
병원 마치고 학교에 가기 전에 집에 들러 밥을 먹기엔 시간이 부족해서
늘 편의점 김밥이나 분식, 와플 같은 길거리 음식으로 허기를 채웠다.
당시 20대 초중반이라 그래도 어린 나이어서 그런지
컨디션도 나쁘지 않았고 어디 아픈 곳도 없어서
문제 될 것이 없다고 생각했었다.
어느 날 나랑 비슷한 또래의 나이로 보이는 여성분이
난소에 '자궁내막증'이 발견되어
수술을 권유받는 상황을 보게 되었다.
자궁내막증은 자궁벽에 있던 조직이 생리를 하면서 배출되어야 하지만
그렇지 못하고 역류하여 다른 자리에 자리 잡고 점점 커지는 혹의 일종이다.
그 여성분은 혹이 난소에 자라 3cm 이상으로 커져있었고
수술을 권유하셨다.
나 또한 평소 생리통이 있었고 나와 비슷한 나이의 여성이 난소에 혹이 있다길래
나도 한번 초음파검사를 받아보고 싶었다.
그래서 어느 날 선생님께 부탁을 드렸고
감사하게도 비용을 받지 않고 진료가 일찍 끝난 날
잠시 시간을 내어 검사를 해주셨다.
그런데...
청천벽력 같은... (그땐 어린 마음에 그랬다.) 소리를 들었다.
나 역시 난소에 3cm 이상의 자궁내막증이 있어서
수술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수술을 하지 않는다면 다른 장기와 유착이 될 수 있는 위험요소가 있기 때문에
수술을 권유한다 하셨다.
난생처음 수술을 해야 되는 상황이라 너무 무섭고 겁이 났다.
같은 검진센터에 늘 쾌활하신 간호사 선생님께서도 자궁내막증 수술을 두 번 했다고 하셨다.
'암'은 아니지만, 재발이 잘 되나 보다.
그리고 수술비 또한 걱정이었다.
당시 홀어머니와 함께 지내고 있어서
병원비는 얼마나 나올지, 병원 다니는 동안 알바를 못할 텐데
그럼 학비는 어떻게 충당할지.. 그것도 걱정이었다.
도대체 열심히 살아온 나에게
왜 이런 일이 생기지...?
라는 생각을 했었던 것 같다.
30대 후반의 지금 돌이켜보면 아무것도 아닌데...ㅎㅎ
검사해 주신 의사 선생님께 여쭈었다.
"자궁내막증은 왜 생기나요? 원인이 있을까요?"
(그 당시) 아직 밝혀진 원인이 뚜렷이 나와있지는 않지만
환경호르몬이 원인이라고 하셨다.
생각해 보니 어릴 때부터 환경호르몬의 중요성에 대해 누구도 말해준 적이 없기 때문에
아무렇지 않게 살았던 것 같다.
종이컵, 나무젓가락 막 사용했었고
친구들끼리 밤에 군대처럼 야식 먹는다고 봉지라면에 뜨거운 물을 부어먹기도 하였고
컵라면 그대로 전자레인지에 데운 적도 있으며
수영장 다닌다고 삽입형 생리대도 막 사용하였다.
또한 집에 있던 코팅 프라이팬도 벗겨짐이 있지만
우리 어머니는 그대로 사용하고 계셨다.
환경호르몬에 대해 너무나 무지했던 것 같다.
결국 나는 2009년 여름방학 때 수술일정을 잡았고,
내가 근무했던 그 병원에서 수술을 하였다.
다행히 직원할인도 받았고,
어머니께서 실비보험도 가입을 해두셔서
병원비 부담은 지지 않아도 되었었다.
이 모든 상황이 감사했다.
수술은 잘 되었고 건강관리를 해야겠다고 느끼며
잘 지내고 있는데...
3년 후 어느 날 검진을 하러 가니 반대쪽 난소에 자궁내막증이 또 생기고 말았다.
..
수술 전후 이야기와 그 이후 재발된 경험에 대해
다음 포스팅에 적어보겠습니다.
'건강관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바디버든 이야기와 나의 경험 (0) | 2023.04.02 |
---|---|
나의 자궁내막증 이야기 2 (수술, 재발이야기) (0) | 2023.03.25 |
건강 챙기려면 호르몬도 알아보세요. (0) | 2023.03.05 |
제 7의 영양소, 식이섬유 (0) | 2023.03.02 |
마이크로바이옴 - 건강한 삶을 위한 또 다른 키워드 (0) | 2023.02.27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