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년 자궁내막증 진단을 받고, 여름방학을 이용하여 수술을 했다.
대학병원이라 3박 4일 정도 입원을 했던 것 같다.
(이후 재발했을 땐 동네 여성병원에서 했는데, 4박 5일 입원했던 걸로 기억한다.)
지금 생각해 보니 나는 수술체질이었던가
마취 및 수술 후 통증 같은 건 별로 힘든 점은 없었지만
수술 전 장을 비우기 위해 마셨던 2L~3L의 액체가 너무 끔찍했다.
(정확히 몇 리터 마셨는지 기억이 안 나네요.)
물 마시면 시원하고 갈증 해소되는 느낌과는 차원이 다른
마치 가래침 같은 걸 마시는 느낌이어서
너무 역겹고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수술 이후 월 1회 병원에 방문해서
여성호르몬 억제 주사를 맞아야 한다.
그 이유는 이전포스팅에 언급했는데
자궁내막증이 발생되는 원인은 현재 불분명하여 환경문제로 추정하고 있지만
자궁내막증이 발생되는 과정을 보면 일단은 생리로 인한 것이기에
수술 직후 바로 재발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여성호르몬을 억제시켜 생리를 못하게 하는 것이다.
자궁 내 있어야 할 조직이 생리를 통해 배출되어야 하는데,
역류하여 나팔관을 통해 올라가 난소나 다른 위치에 붙어 자라나는 것을
자궁내막증이라 한다.
덩어리가 커지면 다른 장기와의 유착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그 혹 자체로는 문제가 없으나
의사협회에서 수술을 권고한 크기가 넘으면
수술을 해주는 것이 안전하다.
암은 아닌데, 자꾸 재발한다니... 무서운 녀석이다.
여성호르몬 억제주사를 맞으면
내 몸에 나타나는 증상은
폐경기 여성이 겪는 것과 동일하게 나타난다.
약 5~10분 간격으로 더웠다 추웠다를 반복하고
생리를 안 한다.
그리고 폐경기 여성이 겪는 것처럼 똑같이
골다공증 위험도 있기 때문에
칼슘, 마그네슘, 비타민D를 같이 섭취해 주는 것이 좋다.
여성호르몬의 역할이 이처럼 중요한 것인지 몰랐다.
이렇게 힘든 6개월을 지나고
난 또다시 아무 생각 없이 어리석게도
그 전과 같은 일상생활을 했다.
운이 나빠 한번 수술을 했지만
설마 또 재발을 하겠어?라는
안일한 생각을 했다.
주기적으로 검사를 받았어야 했지만
바쁜 삶에 치어 병원 진료를 미루다가
3년 후에 산부인과를 가서 초음파검사를 했다.
그런데,
반대쪽 난소에 3센티의 혹과, 그전에 수술했던 난소에 1센티의 혹이
또 생기고 말았다.
난소에 생기는 혹은 물혹도 있는데
물혹은 커졌다 작아졌다 한다.
내 난소에 자리 잡고 있는 혹의 정체는
역시 또 '자궁내막증'이었다.
(수술 후 생활습관을 고치지 않고, 똑같이 지내왔던 과거의 내 잘못이다.)
당시 20대 후반의 나이라서
의사 선생님께서는 가능하면 수술 후 빨리 결혼하면 좋겠다고 하셨다.
자궁내막증이 난소에 있으면 아무래도 임신율이 좀 떨어진다고 하셨다.
결국 나는 회사에 연차를 내고
같은 수술을 또 하게 되었다.
그리고 6개월간 여성호르몬 억제주사를 또 맞았다.
위에 언급하지 않았는데
참고로 수술은 배를 가르는 개복방식이 아니고
배에 구멍 3개를 뚫어서 내시경으로 진행하는 복강경 방식이라
통증이 그리 크지는 않다.
21년에 출산을 했는데 제왕절개를 해보니
복강경과 개복은 통증 차이가 무척 크다.
여하튼 나는 자궁내막증 수술을 2번 했고
결혼은 바로 하지 못했지만
생활습관을 바꾸기로 마음먹었다.
내가 아는 범위 안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했다.
일회용품 가급적 사용하지 않고
삽입형 생리대도 사용하지 않았다.
과일과 야채를 섭취하려고 노력했다. (잘 안되었지만)
후에 임신이 잘 안 되어 공부를 하다가 '바디버든'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먹는 것뿐만 아니라 내 몸에 바르는 화장품, 그리고 세제를 통해서도
내 몸에 유해물질이 쌓일 수 있다는 것이다.
20대 초반에 자궁내막증 수술 1회
20대 중후반에 자궁내막증 수술 1회
30대 중후반에 시험관시술 3회 실패를 경험하고 나서야
건강에 미치는 여러 가지 것들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 것 같다.
..
바디버든 이야기와 임신성공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포스팅 때 다시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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